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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급 한참 전에 빌린 책을 이제야 반납해요 늦었다면 미안해요 연체료를 내서라도 조금만 더 보고 싶어요 다 읽지 못한 마음 (2024.04.06) 2024. 4. 6.
뻔한 걸 알면서도 쓰게 되는 시가 있다 삼월이 지고서야 목련은 겨우 핀다 겨우내 속에 묻은 눈송이 그러모아 아쉬운 십이월달의 눈꽃처럼 내린다 (2024.03.31) 2024. 3. 31.
타조와 착오 집인 줄 알았는데 생태학습장이란다 들판인 줄 알았던 건 일방통행 도로란다 뉴스는 날 타조란다 사람인 줄 알았는데 (2024.03.29) 며칠 전 집 앞에서 타조가 발견되었습니다. 동네도 아니고 근처도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집 앞에서. 타조는 생태학습장에서 탈출했다고 합니다. 도로 위의 타조는 영문도 모르고 차들이 달리면 따라서 달렸다고 합니다. 사진과 동영상, 목격담들이 올라옵니다. 생태학습장 사장님의 인터뷰가 올라옵니다. 모두들 타조가 불쌍하다고 합니다, 얼마나 외롭고 두려웠겠어. 평생을 갇혀 살다 도망친 곳이 겨우 차도라니. 10년을 같은 집에서 매일 같은 도로로 출근하는 김 모 씨가 말합니다. 나는 거울을 보기가 외롭고 두려워집니다. 59. 우리는 인간의 욕망을 세 부류로 나눈다. (1) 최소한의.. 2024. 3. 29.
자연주의와 사실주의 그리고 정치적 문학: 조리스카를 위스망스의 『저 아래』와 미셸 투르니에의 『지독한 사랑』 함께 읽기 시작하기에 앞서 고백하자면 저는 좋은 예술이 꼭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선 혹은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예술을 부정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정치적 예술이 있다고 믿고 정치적 예술이라면 그러해야 한다는 소신 정도는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국내의 문학 작품들이 단순히 정치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부정적인 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다소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블로그에서 이러한 주제에 대해 다루는 두 편의 글, 「문학론, 혹은 정치적 예술의 가능성에 대하여」와 「정치적 예술을 향하여」를 보았습니다. 흥미를 느낀 저는 댓글을 남겼고 우리는 에밀졸라의 자연주의와 오귀스트 .. 2024. 3. 29.
피포페인팅 까끌한 산수유꽃 한 가지를 꺾어다가 까드득 씹어보면 노랗게 물들을까 고양이 몸단장하듯 핥아대는 헷바닥 (24.03.19) 2024. 3. 21.
모자란 사랑 날 때부터 셋이란다 "그런 일이 다 있나요?" "꽤나 흔한 일입니다" 흔쾌한 설명에도 괜스레 혀끝에 걸리는 빈 잇몸이 간지럽다 (2024.03.09) 하루는 한쪽 잇몸이 자주 붓고 아파서 치과에 갔습니다. 유일하게 사랑니가 나지 않은 쪽이라 이가 나오려고 그러나 했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이럴 수가! 저는 원래 사랑니가 세 개뿐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잇몸이 부은 건 이가 나려고 그랬던 것이 아니고 위쪽에만 난 사랑니가 자꾸 아래쪽 잇몸을 씹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철석같이 사랑니는 네 개라고 믿고 있었는데 세 개 밖에 없다니! 게다가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그나마 있는 하나도 뽑아야 했습니다. 억울한 마음이 들어 찾아보니 아예 사랑니가 없는 사람을 제외하면 의외로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네 개 다 자라는.. 2024.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