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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29

훌쩍 날리는 화분들도서로를 아쉬워할까올해는 알러지가심하다며 눈물 흘릴까해마다 헤어져도 올해의바람이 또 미울까(2024.05.04) 2024. 5. 4.
이모의 카페가 문을 닫는다 카페트에 묻어있는 조카들의 걸음마와할아버지의 마지막 발자국도 문을 닫는다이따금 난 열어둘 것이다 눈 닫으면 닿을지 몰라(2024.04.28) 2024. 4. 28.
귀환 여기는 꺼내둔 심장 휴스턴, 착륙하겠다 그 많은 운석을 견뎌 닳고 닳은 달의 모래 덧신도 벗어던지고 그 위에 맨발로 서겠다 (2024.04.14)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의 죽음, 동료 비행사들의 사고와 같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닐은 일터로 도망쳤습니다. 동료의 위로도 거절하고 심지어 가장 가까워야 할 아내와도 슬픔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닐은 아내를 버려두고 장례식장에서 홀로 도망치듯 나와 휴대용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합니다. 달은 그의 도피처입니다. 그는 상처받지 않도록 가슴속의 달을 꺼내서 밤하늘에 올려다 두고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영화 "퍼스트맨"은 닐 암스트롱의 전기 영화로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합니다. 저는 둘 다 굉장히 재밌게 봤지만 영화의.. 2024. 4. 14.
소급 한참 전에 빌린 책을 이제야 반납해요 늦었다면 미안해요 연체료를 내서라도 조금만 더 보고 싶어요 다 읽지 못한 마음 (2024.04.06) 2024. 4. 6.
뻔한 걸 알면서도 쓰게 되는 시가 있다 삼월이 지고서야 목련은 겨우 핀다 겨우내 속에 묻은 눈송이 그러모아 아쉬운 십이월달의 눈꽃처럼 내린다 (2024.03.31) 2024. 3. 31.
타조와 착오 집인 줄 알았는데 생태학습장이란다 들판인 줄 알았던 건 일방통행 도로란다 뉴스는 날 타조란다 사람인 줄 알았는데 (2024.03.29) 며칠 전 집 앞에서 타조가 발견되었습니다. 동네도 아니고 근처도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집 앞에서. 타조는 생태학습장에서 탈출했다고 합니다. 도로 위의 타조는 영문도 모르고 차들이 달리면 따라서 달렸다고 합니다. 사진과 동영상, 목격담들이 올라옵니다. 생태학습장 사장님의 인터뷰가 올라옵니다. 모두들 타조가 불쌍하다고 합니다, 얼마나 외롭고 두려웠겠어. 평생을 갇혀 살다 도망친 곳이 겨우 차도라니. 10년을 같은 집에서 매일 같은 도로로 출근하는 김 모 씨가 말합니다. 나는 거울을 보기가 외롭고 두려워집니다. 59. 우리는 인간의 욕망을 세 부류로 나눈다. (1) 최소한의.. 202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