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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못 먹는 감

by 사등 2024. 1. 10.

 

<못 먹는 감>

헐벗은 나무새로
샛노란 감 걸렸네

까치도
장대로도
따 오지를 못하는 건

발 닿지 않아도 아니오
떫어서도 아니라네

(23.12.14)

 

"아니카, 내가 지루한 사람이야?" 국내에는 "어나더 라운드"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덴마크 영화 "폭음(Druk)"에서 매즈 미켈슨이 아내에게 묻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이전보다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극장에서 이 장면을 본 순간 저는 곧바로 링에 올라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되었습니다. 점점 길어지는 사진첩의 업로드 주기만 보더라도, 확실히 인생은 지루해지고 있었으니까요. 이제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루함의 펀치를 맞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스텝을 밟아야 합니다. 사진을 찍고 시를 쓰고 블로그를 업로드합니다. 기권은 없습니다. 오늘 못쓰면 어제 쓴 글을 올립니다. 보름은 아니지만 달이 좋아 썼습니다. 달 사진이 없으니 해로 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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